“절망은 없다”...구두 수선공 강석란 씨의‘특별한 왼손’

2014. 3. 26. 13:39이야기마당/우리동네이야기

 


“절망은 없다”...구두 수선공 강석란 씨의‘특별한 왼손’
- 어릴 때 사고로 왼손 다 망가졌으나 구두 수선공으로 제2의 인생 살아 -

“손목 절단의 위기에서 기적적으로 구한 엄지손가락 한 마디, 그 엄지손가락이 보여주는 경이로움에 매일매일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.”

어릴 때 화상으로 왼손이 거의 다 망가졌으나 구두 수선공으로 거듭나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한 시민의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.

방송을 통해 전국에 방영되고 최근에는 책으로까지 출간됐다.

서산시 동문동 동부시장 입구에서 ‘구두대학병원’을 운영하는 강석란(여・60) 씨가 주인공.

강 씨는 왼손이 온전치 못해 거의 한 손으로 구두를 닦거나 고친다.

왼손으로 구두를 꽉 누르고 오른손으로 작업을 해야는데 왼손이 시원치 않다보니 항상 남들보다 몇 배의 어려움이 있다.

강 씨의 왼손은 애기 손가락 같은 엄지만 붙은 채 뭉그러졌고, 그마저도 바늘로 찔리고 짓찧겨 곳곳에 멍이 들었다.

강 씨는 초등학교 3학년이던 1964년 화재로 온 몸에 화상을 입고 특히 왼손은 뼈속까지 녹아버렸다.

학창시절 친구들의 짖궂은 행동이 상처가 되어 자살 시도를 세 번이나 하기도 했다.

어렵게 구두닦이 남편과 결혼해 아들 하나, 딸 하나를 낳고 단란한 가정을 이뤘으나 남편마저도 10여년 전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.

한순간에 가장이 된 강 씨는 그때부터 본격적인 구두 수선에 나섰다.

처음에는 한 손으로 하다보니 많이 다치기도 하고 손님들에게 구두를 망쳐놨다며 쓴 소리도 많이 들었지만 그녀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.

내가 닦은 구두는 어디가 달라도 다르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 온 정성을 다해서 닦고 윤기와 광을 냈고, 구두를 고친 후에도 몇 번이나 확인하며 꼼꼼하게 손질을 했다.

그래서인지 지금은 단골도 늘었고 멀리서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이 있을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.

언제나 살아가는 힘이 되어 준 남매도 훌륭하게 컸다.

아들은 목사가 됐고 딸은 신학대학원을 마치고 교회에서 전도사로 사역 중 역시 목사가 된 사위와 결혼을 했다.

이런 강 씨의 이야기는 세상에 우연히 알려지면서 지난해 11월 KBS 강연 100℃를 통해 전국에 방영됐다.

최근에는 강 씨의 초등학교 동창이자 작가인 문영숙 씨를 통해 ‘나의 왼손’이라는 책으로 출간되면서 바깥세상에 조명됐다.

강 씨는 “세상의 모든 것들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안 되는 것이 없다는 것을 체험을 통해 터득했다.”며 “내 이야기를 통해 삶이 힘겨운 사람들이 조그마한 용기와 희망이라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.”고 말했다.
강 씨는 많은 사람들에게 삶이 알려진만큼 더 성실하게 구두를 고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오늘도 낡은 구두 한 켤레를 손에 든다.